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커피식물의 가장 보통의 날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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연애를 테이크아웃하다 Love is Espresso 사랑이 다시 올 것 같니? 아무것도 더하지 않고, 아무것으로도 흐리지 않은, 네 모금 짜리 작은 잔의 뜨겁고 진하고 쓰디쓴 커피, 혹은 희귀한 진심. 좋아하는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내가 좋아하는 점을 죄다 가진 사람과 운명처럼 마주치는 일이 아니라 내가 제일 싫어하는 점을 그나마 덜 가진 사람을 힘겹게 골라내는 일이라는걸, 어렸을 땐 미처 몰랐다. 연애를 테이크아웃하다 -신윤영- 30대 초반... 풋풋한 시절 느꼈던 가슴 떨리는 그 느낌을 다시 느낄 수 있는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? 현실과 타협해야 하나... 이런저런 고민 가운데 제목에 이끌려 읽었던 책이 신윤영 작가의 연애를 테이크아웃하다였다. "사랑이 다시 올 것 같니?" 마음에 스며드는 문장이었다. "가슴 떨리는 그 ..
어떤 게 리얼일까??? 우리가 출근하고 점심 먹고 퇴근하는 그 세상이 리얼이 아니라 이 순간이 바로 리얼이지. '사랑을 알 때까지 걸어가라'(최갑수) 여행 에세이를 보다 강렬하게 끌렸다... '2010년 9월 독일 여행 중' 퓌센 노이슈반슈타인 성을 올라가는 길에 본 눈앞에 펼쳐졌던 그림 같은 풍경이 떠올라서. 어떤 게 리얼일까???
조금만 있다가... 조금만 있다가... '인생은 즐기기 위해 있는 것이고, 상대가 남자든 여자든 보고 싶을 때 봐야 하고, 그때가 아니면 갈 수 없는 장소, 그때가 아니면 볼 수 없는 것, 마실 수 없는 술, 일어나지 않는 일이란 게 있다' ('에쿠니 가오리' 반짝반짝 빛나는 그 10년 후...... 아이를 낳고 기르면서, 하루하루 살다 보니... 어느 순간... 내가 하고 싶은 거... 날 위한 거... 내가 원하는 거... 나를 위한 욕구를 자꾸 숨기게 된다... 하고 싶은 일들을 뒤로 조금씩 미루면서... 조금만 있다가... 조금만 있다가...라는 주문을 외운다... 이제 주문을 멈추고, 나를 되돌아봐야 할거 같다... 지금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들이 있다... 지금이 아니면...
"그 남자, 집도 있다니까!" 30대 초중반. 지하철에서 가볍게 넘기던 책 한페이지에서 빵 터졌다. 요즘 같은 세상에 남자가 보유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스펙. 엄마가 선을 보라고 종용하시며, 제일 마지막에 비장하게 붙이는 말씀이 있다. " 그 남자, 집도 있다니까!" 그런데 실제로 그 남자의 매력은 집주인이라는 거, 달랑 하나. 30대 초중반에 많이 듣던 이야기다. 하지만... 광군을 만나 결혼을 하고 살면서 결혼할 인연은 물질적인게 다가 아니라는 생각을 한다. 말이 잘 통하는 사람. 아무 이야기하지 않고 있어도 어색하지 않은 사람. 서로 싫어하는게 똑같은 사람. 짜증내도 이유가 있겠지 생각하며 받아주는 사람. 하루를 마무리하면서 캔맥주 한 잔 같이 할 수 있는 사람. 수고했다......사랑해......고마워......하는 말을 자..
인연이란??? 미칠듯이 끌리고 죽도록 사랑해도 서로에게 적절한 시기가 아니고, 기가막힌 타이밍이 아니라면 어쩔 수 없다. 서로에게 기가막힌 타이밍에 서로의 인생에 자연스레 등장해주는 것. 그래서...서로의 누군가가 되어 버리는 것. 그게 '운명'이자 '인연'이다... 정말 공감가는 글이다...인연은 타이밍. 누구나 인연은 있지만 그 인연을 만나는 건 타이밍... 광군을 만난 건 인연이라는 타이밍... 광군과 나는 서로에게 적절한 시기에 기가막힌 타이밍에 만난 소중한 인연이다... 인연으로 2014년 결혼해서 보통의 날들을 살고 있다.
낯선 곳으로 떠나고 싶다... 여행에세이에서 읽었던 한 글귀가 생각나는 밤이다. "날 조금 넉넉한 상자에 넣어서 가능한 한 멀리 부쳐줘. 그 다음엔 내가 알아서 할게" (가장 보통의 날들'김신회') 반복되는 일상에 지쳐 가는건 아닌지... 낯선 곳으로 떠나고 싶다... 비가 내리던 피렌체가 그립다... 싱글일때는 가고 싶은 곳이 있으면 어디든지 갈 수 있었는데, 남편과 아이가 생긴 지금은 그게 쉽지 않다. 혼자가 아니고 둘이 됐을 때, 혼자서는 느낄 수 없는 행복을 느꼈고, 또 아이가 생겨 셋이 된 지금 또 다른 행복을 느끼고 있지만... 가끔은 혼자이고 싶은 건 인간의 본능인가보다... 육아로 반복되는 일상을 살아서 그런지 요즘 부쩍 낯선곳으로의 여행이 그립다. 이제 혼자가 아닌 셋이 함께하는 여행이 되겠지만...